살구

2008. 6. 29. 18:57Canon/Eos300D & 30D

 

  

 


 

보는 순간 입에 침을 고이게 하는 저걸 보고 있노라면 어릴적 고향집에서 살구나무에 대한 추억이 갑자기 생각난다. 대부분 시골집이 그러했듯이 고향집과 옆집과의 구분선으로 담벼락이 놓여져 있었다.

내키를 훌쩍 넘게 쌓아올린 돌담벼락사이로 살구나무가 한그루 심겨져 있었는데. 물론 살구나무는 옆집소유 였었다. 그 나무가 우리것이였더라면 물론 오늘의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비교적 알맞은 나무 수령이었었는지 이맘때쯤 많은 살구가 주렁주렁 가지에 엮여져 있었다.

 

누렇게 익은 살구가 작은 잎사귀 사이로 촘촘히, 빼곡하게 박혀져 있었다. 마치 보석 이상으로 탐스럽게 달려져 있었다. 당시의 내 머리속 계산으로도 몇개의  살구가 갑자기 사라진다해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탐스럽게 알맞게 익은 살구는 유혹의 손짓을 바람따라 살랑살랑 어린 가슴을 흔들어 댓다.

 

눈코뜰새없는 농번기라 여느집도 사람이 뜸하기는 마찬가지 첨에는 순수한 동심으로 바닥에 떨어진것을 주워먹는다 그래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으면 이내 슬슬 변칙으로 전이되기 시작한다. 조심스레 담벼락에 기대 올라가 축 늘어진 나뭇가지에 달린것부터 손에 닿는 몇개의 살구는 내 호주머니속으로 조심스레 이동하기 시작한다.

 

혹 약하게 인기척이라도 들려오게 되면 얼굴이 홍동무가 되어 한동안 쪼그라앉은 동상이 되고 만다. 옆집과의 구분선인 담벼락의 불투명 보호망이 있었지만, 투명벽처럼 쳐다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던기억이 난다.

다행히도 그해도 그 이후에도 한번도 들킨적이 없다는 기억뿐.

운이 좋았던지, 알고도 모른척한 옆집과의 情때문인지............

 

 

 

 
장마비가 이틀 내리 내리는 도심속 재래시장에서

향수를 추억하며 싸온 살구를 보며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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