뎬무가 지나간 저녁

2010. 8. 11. 21:59Canon/5Dmark_twO

 

 

 

 

 

 

 

 

쉰 살 즈음에

 

늙어 가는 것이 서러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게 더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 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쉰, 마흔아홉, 마흔여덟, 마흔일곱...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눈물이 난다.

 

내 나이 쉰 살
변하지 않은 건
생겨날 때 가져온
울어도 울어도
마르지 않는
눈물샘뿐이다.

 

 

시인 임성춘

 

 

 

한번씩 놀러오시는 이웃 불로그에서 사용된 시를 읽다가

나이 쉰은 아니지만 동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다시 옮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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