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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그렇게 온다

web04_웹공사 2006. 9. 10. 20:29

 

 

기다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올 사람은 오고

 

 

 


 

 

굳이 붙잡아도
떠날 사람은 떠나듯이

 

 

 

 

 


좀처럼 수그러질 것같지 않던 여름날의 무더위도
어느새 기세가 꺽여 고개숙이고

 


 

 

 

 

아침 저녁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으로
머리끝까지 서늘한 기운을 느낄 때

 

 

 

 

 

가을은 새색시의 걸음으로
하얀 버선을 신은 채 소리도 없이
우리 곁에 사뿐히 다가온다.

 

 

 


방황하던 나의 영혼이 길을 잃고 헤메고 있을 때
가을은 노란 은행잎 위에
약속의 말씀을 깨알처럼 받아 적는다.

 

 

 

 


상처없는 사랑은 없다고
이별없는 만남은 없다고

 

 

 

 

마음이 우울할 때에는
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라고

 

 

 

 

 

이정하 '가을은 그렇게 온다'